무예미드필더 강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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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조회 480회 작성일 23-06-11 23:05본문
제16회 전국무예대제전 개막식에 전국 시도 선수들의 대표가 입장한다. 선수들 사이로 유독 눈에 들어오는 도복이 있다. 초록색 도복의 용무도선수들이다.
용무도하면 아직은 생소하다. 전통무예라기 보다는 새롭게 만들어진 신생무예로 들린다. 용무도는 용인대학교 무도대학 교수진들에 의해 1990년대 후반 개발된 종합무예체계다. 용무도가 보급된지 25년이 되었다. 그동안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보급된 우리 무예다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 국가들은 군부대에서 수련할만큼 실전성이 있고 강한 무예로 알려져 있다. 전국무예대제전, 세계무술축제, 그리고 세계무예마스터십과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종목으로도 채택되어 꾸준히 세계화를 하고 있는 무예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코로나 팬데믹은 용무도 보급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온라인 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두 차례 참여하면서 각국의 용무도 수련생들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팬데믹이 지나고 다시 용무도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국무전 300여명의 각 지역 선수들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용인대학교 강민철 교수(사진)의 조용한 내조(?)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무도 지도자들과 수련생들에게 끊임없이 용무도 사랑을 전달했다. 강교수는 전문사진작가 이상의 용무도 작품사진을 자랑한다. 이 사진들을 SNS에서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전세계 용무도인들을 달랬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때 강교수와 차를 마시며 나눈 이야기중에 의미심장한 말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기간중에 무엇을 했을까? 그는 사회가 어렵고 환경이 어려울수록 그 시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준비가 사회가 안정되고 환경이 좋아졌을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대회장에서 만난 강교수의 밝은 표정은 그동안 그가 준비한 것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는 의미로 보였다. 경기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대회를 총괄하는 그의 모습에서 대학시절, 조교시절, 그리고 연구원시절의 에너지 넘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강교수는 용무도를 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산증인이다. 직접 도복을 입고 기술을 선보였으며, 국내외 보급에서 늘 함께 했다. 어쩌면 그의 청춘은 용무도의 삶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맏형 같기도 하고 따뜻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용무도의 개발과 성장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그였기에 용무도를 배우는 수련생이나 대학의 재학생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것이다.
전국무전이 개최된 구미시는 용무도 전국대회를 가장 많이 개최한 도시다. 오는 24일 구미 선산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전국 중고용무도대회는 고등학생들의 경우 용인대 무도대학 수시전형 가산점이 부여되는 대회로 대학입시장과 다를바 없다. 그 만큼 대회의 공정성과 신중함이 함께 한다. 이러한 구미시와의 연은 이번 전국무전에서도 용무도 경기장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었다.
강교수에게 전국무전에서 용무도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전국체육대회에 포함되지 않는 대다수의 무예들이 단일종목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종합경기대회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국무전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다시말해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종합경기대회에 진입해야 종목이 성장한다고 보았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게임, 월드컴벳게임, 그리고 세계무예마스터십 등이 종합경기대회다. 국내에서는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생활체육대전이 종합경기대회이고, 무예만으로는 전국무전이 종합경기대회다.
종목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종합경기대회에 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태권도가 1970년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올림픽이전에는 월드게임에 포함된 적이 있었으며, 지금은 올림픽과 유니버시아드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다. 강교수는 용무도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에 포함되었고, 나아가 아시안게임과 월드게임, 유니버시아드, 멀리 올림픽까지 꿈을 꿀 수 있다고 믿었다.
강교수의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다. 국제스포츠로 국제무예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종합경기대회 경력이 매우 중요하다. 용무도는 세계무예마스터십과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을 통해 메이저 무예인 태권도와 유도 등의 국제연맹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마스터십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국제무예계에 진입한 것이고, 앞으로 국제적인 표준화와 각국의 경기력이 평준화가 이루어지면 보다 성장한 용무도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용무도도 다른 무예들의 어려움과 같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 용인대학교가 모체가 되어 있어 다른 무예에 비해 수련환경이 좋지만, 국제연맹과 국내협회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재정적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강교수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용무도를 어떻게 브랜딩하고, 마케팅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용무도의 풀뿌리인 일선 도장이 활성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교수는 강조했다.이를 위해 지도자강습을 비롯해 용인대학교의 용무도 전공자들을 국내외에 진출시키는데 용인대 무도대학 교수진들과 협력하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무예의 성장은 일선 도장이다. 도장의 활성화는 용무도의 대중화를 이끄는 중요한 견인차가 될 수 있다.
전국무전 용무도경기가 끝나고, 강교수는 다음 대회준비에 들어갔다. 사무총장으로서 한 무예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외 지도자들의 고충을 해결해 줘야 하고 새로운 국가와 지역에 보급하는 일이 산재되어 있다. 그래도 강교수는 밝게 웃는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시기에 준비한 보따리를 하나 둘 풀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글 허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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